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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물이 거울에 보이는 것 보다 가까이에 있음.

Objects in mirror are closer than they appear.

 

여기 거울이 있습니다. 보는 이의 마음을 비추는 열아홉 개의 거울이 있습니다. 어떤 거울은 나의 내면을 비추고, 또 어떤 거울은 우리가 사는 세상을 그대로 반사해 새로운 얼굴로 가상의 공간을 담아 보여 주기도 합니다.

 

거울은 기본적으로 본래의 모습을 왜곡해 보여줍니다. 인간의 눈에는 보이지 않은 미세한 뒤틀림과 굴절률들은 형상을 묘하게 비틀어 보이는 대상을 그대로 담지 않고, 닮은 그 무언가를 보여줍니다. 그 모습은, 나 이기도 하면서 또 다른 무엇이기도 합니다.

 

이 시대의 거울은, 단지 우리가 아침마다 만나는 물리적 ‘거울’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보이는 세상에서는 어느 때 부턴가 본인의 취향에 맞추어 내 기호에 맞는(알고리즘을 통해) 정보들만이 전달되고 있지요. 즉, 내게 필요한 정보를 가져다주는 스마트폰(거울)은 자신의 필터(거울 속 거울)에 의해 왜곡된 세상을 내게 전달해주곤 합니다. 흔히들 메타버스라고 말하는 가상 세계는 각자에게 다르고, 크게는 닮았지만 저마다의 얼굴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의 SNS가 닮았지만 서로 다른 피드를 가지고 있은 것처럼 말이지요.

 

서울미술관의 2021년 첫 전시 <거울 속의 거울>은, 현대인들의 내면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과 같은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어느새 우리의 곁으로 가까이 다가온 메타버스(Metaverse | 가공을 의미하는 메타 Meta와 현실 세계를 의미하는 유니버스 Universe 의 합성어)의 세계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작품 속에 입혀진 작가의 '거울'을 통해 자기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안에서 마치 <거울 속의 거울> 처럼 무한히 증식되어 가는 자아와 세계를 경험해 보시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수많은 자아가 새로운 세상 속에서 결국 본래의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생각해 볼 수 있는, 그런 시간이 되기를 소망해봅니다.​  [출처: 서울미술관 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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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s

감성빈 강은혜 김홍식 김희수 박병래 설은아 신혜진 연소영 연여인 우태경

이채은 임영선 애니청 장수지 장윤영 전가영 조은희 한승구 함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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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레이터 노트]

세 번째 거울의 세계는 우리들의 일상적인 꿈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자유로이 풀어진 작가의 내면과 등장물은 보는 이에게 끝을 알 수 없는 기묘한 꿈으로 인도합니다. ‘현실적인 환상’이라고 이름 붙여진 작가의 이야기는 무언가 어긋나버려 우리의 의식 중 어느 한 부분이 무너진 ‘악몽’을 고스란히 재현하는 것 같습니다. 이 이미지들은 우리를 겁먹게 하고자 무서운 이야기만 담고 있는 게 아닙니다. 기괴하지만 유머러스하고, 생뚱맞아 보이지만 조화롭게 연출된 모습은, 막 잠에서 깨 애써 기억 하려고 하지만, 뒤죽박죽되어 버린 우리의 꿈처럼 보입니다. ‘꿈’은 무의식을 반영합니다. 작가는 무의식을 통해 우리의 기억들을 나열하고 이것들이 하나의 이야기를 어우르게 합니다. 세 번째 거울의 세계는 보는 이의 기억이 떠도는 꿈같은 세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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